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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 ,잡학/밀리터리[military]밀덕

한국 중형 항모(항공모함) 건조를 계획하다.

by 신나는 미니언 _$_@_ 2023. 2. 13.

최근 항공모함에 탑재할 전투기를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군이 추진해 왔던 경항모 사업 방향이 중 항모 사업으로 바뀔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KF-21 N 개발이 발표되면서 해군전력분석시험평가단 연구팀 분석에서 한국형 경항모는 적정 규모 못 미치는것으로 확인됐고, 만재 배수량 기준 5만 8300t 규모의 중형 항모(항공모함)가 적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 주관으로 수행한 '함 탑재용 전투기 국내 연구개발 방안' 연구 결과, 함재기 착함과 관련한 일부 기술을 국외와 협력할 경우 함재기의 국내 개발이 가능하단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번 연구에선 한국형 전투기 KF-21을 해군용 함재기 KF-21N(네이비)로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방사청은 이번 연구에서 경항모 사업 방향을 중 항모로 바꿀지 여부나 함재기 이착륙이 사출기 방식이 적합한지 등에 관한 분석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강습상륙함에서 이륙하는 F35B. 록히드마틴 영상 캡처



그러나 군이 수직이착륙 기능이 없는 KF-21을 기반으로 함재기를 개발·운용하고자 한다면 중형항모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단 관측이 제기된다. 경항모에선 KF-21 기반 함재기의 이착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연구에선 항모 사업기간 내에 KF-21을 해군용 함재기로 개발할 수 있단 결론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기존 경항모 사업의 방향은 일단 큰 틀에서 중형 항모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단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산업경영시스템학회에 따르면 해군전력분석시험평가단 체계분석처 연구팀이 작성한 논문이 공개됐습니다. ‘국가역량을 고려한 한국형 항공모함 규모 최적화 연구’라는 제목이었습니다. 논문은 지난달 공개됐지만, 학회에 제출된 시기는 정부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입니다. 예산 논쟁과는 무관하게, 해외 항공모함 정보를 기반으로 우리 국력에 맞는 항공모함 규모를 산출한 겁니다. 연구팀은 공공부문 생산효율성 측정에 주로 사용하는 ‘자료포락분석법’(DEA)을 활용했습니다.



분석 대상으로 한국형 항모를 포함해 11개 국가 19개 항공모함이 선정됐습니다. 만재배수량이 10만 t을 넘는 미국의 최신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비롯해 니미츠급 항공모함(9만 3000t),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4만 4400t), 영국의 중형항모 ‘퀸 엘리자베스’(6만 5000t), 프랑스의 핵추진 항모 ‘샤를 드골’(4만 2500t), 중국의 ‘랴오닝’(5만 8500t)과 ‘산둥’(7만 t), 러시아의 ‘쿠즈네초프’(5만 9100t), 인도의 신형 항모 ‘비크란트’(4만 600t), 이탈리아의 ‘카보우루’(2만 7400t), 상륙강습함 ‘트리에스테’(3만 6000t) 등 현존하는 대부분의 항모가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국력은 인구와 군사력이 포함된 ‘국가역량종합지수’(CINC), 경제력은 ‘국내총생산’(GDP)을 바탕으로 지표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효율성 점수가 1이면 적정 규모, 1을 넘으면 적정한 규모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분석 결과 효율성 점수가 1인 항모는 8개(42%), 1을 넘는 항모는 11개(58%)로 더 많았습니다. 각 국가별로 막대한 유지비와 건조비를 감안해 건조 규모를 조정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대형 항모 중에서 국력에 걸맞는 효율적 함정은 ▲미국의 제럴드 포드와 니미츠급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러시아의 쿠즈네초프 ▲프랑스의 샤를 드골 등 5종이었습니다. 경항모는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2만 7000t) ▲태국의 차크릿 나루에벳(1만 1500t) ▲튀르키예의 강습상륙함 아나돌루(2만 7500t) 등 3종이었습니다.

영국 항모 퀸 엘리자베스호  F35B가 활주 이륙

반면 인도의 비크란트는 신형 항모임에도 효율성 점수가 1.187점으로 비효율적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국력에 비해 항모 규모가 작다는 겁니다. 인도의 다른 항모인 비크라마디티야(4만 5400t)도 1.072점으로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의 랴오닝(1.086점), 산둥(1.035점), 이탈리아 카보우르(1.119점), 주세페 가르발디(1.178점)도 국력에 비해 규모가 작은 항모로 분석됐습니다.



그럼 한국형 항모는 몇 점이었을까요. 1.062점으로 국력에 비해 작은 규모로 평가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국력에 맞는 효율적 항모 규모를 만재배수량 기준으로 중형 항모급인 ‘5만 8300t’으로 제시했습니다. 길이는 279m, 폭은 68m입니다.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나 러시아의 쿠즈네초프에 맞먹는 크기입니다. 기존에 정부와 해군이 제시한 경항모는 기준 배수량 3만 t, 만재배수량 4만 5000t, 길이 263m, 폭 43m로 훨씬 작습니다.

이 착함 방식은 일반적인 ‘캐터펄트를 이용하는 이 착함 방식’(CATOBAR)과 ‘단거리 이함 및 어레스팅 기어를 이용한 강제 착함 방식’(STOBAR)을 적용했습니다. 활주로 길이가 짧은 경항모는 ‘수직이착륙’(VTOL) 방식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기존 한국형 항모는 F-35B 12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직이착륙 방식이 아닌 KF-21N은 이 착함에 더 많은 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형항모가 있어야 합니다.

 

김승겸 함참의장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F-21N 도입을 위해선 우선 항모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안보상황, 재정 등을 고려한 연구용역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중형항모를 염두에 둔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경항모 탑재 전투기의 국내 개발 가능성 연구가 진행 중이어서 연구 결과에 따라 경항모 사업추진 방향 재검토가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연구결과와 연계해 '항모 및 함재기 개발기간·비용' '기술확보 방안' 등에 대한 정책연구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해당 연구결과가 나오면 항모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형항모 개발을 추진할 경우 경항모보다 개발기간·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각 군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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