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핵잠수함(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사시 대응능력이 강화된 3000t급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 3번함인 신채호함을 마지막으로 전력화를 완료하였고 무장 탑재와 잠항 능력이 향상된 3600t급 및 4000t급 잠수함을 건조한다는 계획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형 핵잠수함은 정확하게 말하면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이 맞습니다. 핵연료로 동력을 얻어 움직이는 잠수함이기 때문 입니다.)
핵잠수함(핵추진 잠수함)의 가장 큰 장점은 조용하게 빠른 속도로 장기간 잠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재래식잠수함은 배터리를 이용해 조용히 움직이지만, 배터리가 떨어지면 바다 표면 가까이에서 디젤 엔진을 가동해 충전해야 합니다.
공기를 빨아들일때 쓰는 스노클이 레이더에 걸릴 수 있고, 엔진이 돌아가는 소음은 적 수상함이나 잠수함에 탐지되기 쉽습니다. 재래식잠수함은 하루에 한번 정도 이같은 스노클링이 필요합니다. 공기불요추진시스템(AIP)을 장착한 신형 잠수함도 물 속에서 최대 2주 정도 작전할 수 있을 뿐입니다.
핵잠수함(핵추진잠수함)은 원자로에서 나오는 넉넉한 동력을 활용하는 원잠은 스노클링이 필요 없습니다. 전기로 물을 분해해 산소를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고,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론적으로는 핵연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물 위로 나오지 않을 수 있지만 승조원의 사기 등을 감안해 보통 90일에서 110일 정도 작전을 합니다.
이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핵미사일을 실은 전략 원잠(SSBN)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하이오급(1만8000t급), 러시아의 타이푼급(4만8000t급) 등은 수십발의 탄도미사일을 탑재하고 몇달씩 물 속에 머물며 작전을 펼칩니다. 전략 원잠을 잡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은 공격 원잠(SSN)입니다.
미국은 구 소련의 전략 원잠을 추적하기 위해 수중배수량 7000t에 달하는 로스엔젤레스급 공격 원잠 62척을 만들었습니다. 현재는 신형 버지니아급(7800t)을 배치하고 있으며, 냉전시절 이들의 임무는 소련 잠수함 기지 앞에 매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전략 원잠이 출항하면 파트너 처럼 따라다니며 작전을 함께 펼칩니다.
한국이 핵잠수함(핵추진 잠수함) 을 갖게 된다면 가장 큰 역할은 북한의 고래급 탄도미사일 잠수함을 견제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주변국의 도발을 억제하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됐을때 진해 해군기지 앞바다에서 한국형 원잠이 잠수하면 텐진·칭다오를 방어하는 중국 북해함대와 상하이를 방어하는 동해함대는 발이 묵이고 맙니다. 하루 1000㎞를 이동하는 한국형 핵잠수함(핵추진 잠수함)이 어디서 떠올라 어디를 한국형 SLBM 미사일로 어디를 위협할지 알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형 핵잠수함(핵추진잠수함) 가장 큰 난관은 선박용 원자로 확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년이면 잠수함용 원자로 개발과 선체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형 핵잠수함(핵추진잠수함)의 건조는 미국의 동의가 필수입니다. 한미원자력협정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핵무기의 원료가 되는 고농축 핵연료를 보유할 수 없습니다. 농축률 20% 이하인 저농축 우라늄도 군사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예외를 인정해야 합니다. 경제성도 문제 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의 반발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난관은 이번 호주에 미국이 핵잠수함(핵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을 보면서 넘어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되었습니다. 만약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이 호주와 같은 케이스를 한국에 적용한다면 2030년을 전후해 국산 원잠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역시 미국에 한국형 핵잠수함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득해야 하며, 주변국들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것도 게을리 하면 안됩니다.
우리나라의 잠수함 전력은 독일 209급을 개량한 장보고급(1200t) 9척과 214급을 바탕으로 AIP를 탑재한 손원일급(장보고Ⅱ, 1800t) 9척이 기반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군은 2018년 진수한 3000t급 도산안창호함을 시작으로 장보고Ⅲ 9척을 도입 했습니다. 2028년까지 3600t급 4~6번함 도입이 마무리되면 그 다음에 만드는 4000t급 잠수함은 원잠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호주와 핵잠수함 건조 계약을 했던 프랑스가 미국에게 뒤통수를 맞으면서 한국형 핵잠수함 개발에 새로운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의 바라쿠타급 핵잠수함(핵추진 잠수함)이 한국형 핵잠수함인 4000t급 잠수함과 체급이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으로써는 괜찮은 한국형 핵잠수함 개발 파트너가 될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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